홈으로
게임정보
커뮤니티

SPONSORED
> 스토리 조각 모음
  • [스토리 조각 모음] 블레이드앤소울 배신의 현장, 수월평원에 흐른 늑대의 피
  • 입력 2013-08-14 11:04:50


  • 블래이드앤소울은 서로가 견제하고, 위협하고, 배신하는 위험천만한 세계입니다. 그 안에서 주연과 조연들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 사연들이 서로 맞물며 블레이드앤소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여러 인물이 얽혀있는 만큼 블레이드앤소울의 세부 스토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이에 블레이드앤소울 게임메카에서는 단순히 스토리의 전개 과정을 알려드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인물의 관계, 행동, 배경을 분석해 '왜 일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를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재될 이 코너의 이름은 '스토리 조각모음'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는 충격적인 사건, 수월평원에 흐른 늑대의 피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패륜을 불러온 슬픈 이야기

    수월평원은 인간으로 이루어진 '풍저회'와 '앙시족'이 서로의 피를 흘리는 땅입니다. 이 땅에는 무수히 많은 인간과 앙시족의 피가 흐르고 있고, 또 그 피 값을 치르기 위해 다시 서로를 증오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땅에서 풍저회 수송대장인 적갑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풍저회 수송대장인 적갑수는 자신이 과거 앙시족의 여인과 하룻밤을 지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자신과 그 여인 사이에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이 성인식을 마쳤음을 밝힙니다. 이 아이는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땅에 평화를 가져다 줄 존재였습니다. 적갑수도 같은 생각을 하는 지 주인공(유저)에게 이 아이를 찾아달라 부탁합니다. 

    주인공은 결국 앙시족 부락에서 그 아들을 찾아 적갑수와 대면을 시킵니다. 이로 인해 평화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잠시, 앙시족의 아이는 적갑수 앞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끔찍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기 아들을 죽이고 기뻐하는 적갑수의 모습 말입니다.

    아무리 서로 원수라 하더라도 부자 관계는 결코 끊을 수 없습니다. 헌데 적갑수는 어째서 이런 선택을 하고 말았을까요? 


    ▲ 과거를 회상하는 적갑수


    탐스럽게 열린 금지된 과실

    적갑수가 앙시족의 여인을 만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앙시족의 습격 때문이었습니다. 갓 수송대장이 된 적갑수는 앙시족의 공격을 받아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리고 앙시족의 여인 한 명이 적갑수의 생명을 구해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극적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렸고, 결국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혹시 흔들다리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긴장 상태에서의 떨림을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잘못 해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분명히 이 둘도 그랬을 것입니다. 서로의 피를 원하는 전쟁 속에서 결코 알려져서는 안 될 금지된 만남, 그 긴장감으로 인해 둘은 강력하게 이끌렸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었죠. 

    계기가 무엇이든 그 순간 이 둘의 사랑은 진지했습니다. 이는 당시 적갑수가 가문의 징표인 보패를 여성에게 건네준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 금지된 과실은 더욱 달콤한 법이죠, 마치 이들처럼
    (출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1996')

    여인은 어머니로

    하지만 적갑수가 떠난 뒤, 앙시족 여인이 생명을 잉태하면서 이야기가 꼬이게 됩니다. 여인은 적갑수의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어머니'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삶에서의 최우선 순위를 자기 아들에게 둡니다. 그 결과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인간과 앙시족의 관계, 자신의 삶 등은 무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그녀는 아들의 아버지인 적갑수도 자식을 소중히 생각하리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리고 적갑수에게 아들의 이야기를 알리게 되죠. 그 사실이 어떤 비극을 낳을지 모르는 채 말입니다. 


    ▲ 아들은 여성을 어머니로 바꿔줍니다

    청년은 남자로

    한편, 적갑수는 앙시족 여인에게 '보패'를 주면서 자신의 도의를 다했다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그 이후에 태어난 아들에 대해서는 존재조차 몰랐죠. 이 때 적갑수는 아버지가 아닌 그저 '남자'였습니다. '남자' 적갑수에게 아들이란 애당초 생각해본 적이 없는 존재였고, 현 상황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한 요소'에 불과했습니다.


    ▲ 오랜 시간동안 그는 풍저회의 수송대장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비극으로...

    아버지가 되어보지 못한 적갑수는 갑자기 생긴 아들을 삶의 걸림돌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주인공를 통해 자기 자식을 죽이고 말지요.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간 이유는 단순합니다. 적갑수는 아버지로서의 자각이 없었기 때문이죠. 앙시족의 여인이 오랫동안 자식을 기르며 어머니의 삶을 산 반면, 적갑수는 '풍저회 수송대장'이라는 자신 개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에게 늘어난 건 앙시족에 대한 분노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적갑수는 자기 아들을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저 자신이 실수를 상징하는 오점일 뿐이었죠. 


    희망은 다시 사라지고…

    이렇게 해서 앙시족의 아이는 희생당하게 됩니다. 적갑수가 주인공에게 했던 말 그대로 이 아이는 늑대의 피와 침략자의 피를 모두 가지고 있는 '희망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증오와 분노가 새겨진 땅에 한차례 피를 뿌리는 데 그치고 맙니다. 과연 늑대구릉에 평화가 깃들 날은 언제가 될까요? 


    ▲ 늑대의 피를 가지고도 부성을 외면하지 못한 희망의 아이는 그렇게 희생됩니다

    글: 게임메카 박진욱 기자(리번, wall55@gamemeca.com)